“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려면 국경을 뛰어넘어 인재와 연구비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만 과학자에게 노벨상을 받으라는 압력을 넣는 것은 금물입니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의 아다 요나트 박사(71·사진)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석학에게 묻는다’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요나트 박사는 생화학분자생물학회 주최로 열린 연례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요나트 박사는 “이스라엘은 외국에서 성공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를 돌아오게 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한다”며 “해외 인재가 귀국하면 다른 나라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습득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해외 인재의 귀국은 국제적인 연구 교류를 위해 선(善)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외국 석학들과 함께 연구한 과학자가 고국에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면 자연스레 해외와 교류할 기회가 주어진다. 이런 교류를 통해 젊은 과학도들이 해외로 진출해 좋은 연구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비와 관련해선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연구소나 연구자 스스로 국외로 눈을 돌리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요나트 박사는 “이스라엘도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전액 지원하지는 않는다”며 “나도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반년 내내 유럽과 미국에 연구비 지원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기관에서 연구비를 받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신의 연구에 대한 홍보도 된다는 것이다.
요나트 박사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노벨상 수상자 같은 ‘스타 과학자’를 만들려고 나서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DNA가 발견되기 전에는 어느 누구도 그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하지만 DNA가 밝혀진 뒤에는 과학이 대약진을 했죠.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과학자들이 자기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연구하다 보면 노벨상을 받는 것이지 노벨상을 바라보고 연구하거나 이를 장려하면 안 됩니다. 저 자신도 노벨상을 탈 줄은 전혀 몰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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