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의 역동적 변화 조명
학문틀 벗어나 대중문화도 소개
…
한국 실효지배하는 독도 문제
감정적 대응보단 무시 전략을
○ 강상중 센터장은
―현 도쿄대 정보학환·학제정보학부 교수 ―1950년 일본 구마모토 현 출생 ―와세다대 정치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정치사상사 전공
―독일(옛 서독) 에를랑겐대 유학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준교수(부교수급) ―주요 저서 ‘고민하는 힘’, ‘내셔널리즘’,‘막스 베버와 근대’ “도쿄대에서 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전문연구센터가 설립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현대 한국의 역동적 변화에 중점을 둔 연구센터로 만들겠습니다.”
5일 문을 여는 도쿄대 현대한국연구센터(이하 연구센터)의 초대 센터장을 맡은 강상중 교수(사진)가 2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재일교포 2세인 그는 한국 국적으로는 처음으로 1998년 도쿄대 정교수가 됐다. 그는 “재일교포로서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하고 싶었다”며 “연구센터를 명실상부한 도쿄대의 한국연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 교수는 “한류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일본 사회 내에는 한국어나 사회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를 만족시켜 줄 연구기관은 사실상 전무했다“며 연구센터의 설립 의미를 설명했다.
“지금까지 도쿄대 내에서의 한국학 연구는 한마디로 성과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구라고 해도 고대 및 중세 역사와 문화에 한정됐을 뿐 1980년 이후 한국의 역동적 변화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이 같은 반성에서 연구센터의 연구 범위를 정치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영화 등 대중문화와 미디어, 정보기술(IT) 분야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정형화된 기존의 학문 틀을 벗어나 한류스타, 한식 등에 대한 워크숍도 주기적으로 열겠다는 것.
도쿄대 내에서 부분적으로 진행되는 한국 및 한반도 연구에 종사하는 조직 및 기관들과 네트워킹을 맺는 것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도쿄대의 일본 학생뿐 아니라 미국 유럽 아프리카 등 도쿄대에 재학 중인 전 세계 인재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일본 사회의 파워엘리트를 양성하는 대표적인 대학에 한국에 대한 종합연구기관이 생기면 한일 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 교수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경제수준, 민주주의적 가치,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가 한국뿐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 서로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한일 간의 우호적 관계는 조선시대까지도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지난 100년간 비정상적으로 변질됐다”며 “앞으로의 100년은 한일 관계가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 개선에 주기적인 장애가 되고 있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강 교수는 일본의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가해국으로서 한국민에 대해 화해의 메시지 전달이 필요하다”며 “마침 올해가 한일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인 만큼 한국의 국민적 감정을 감안한 정치적 퍼포먼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독도문제에 대해서 는 “독도는 한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데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일본으로서는 영토문제이기 때문에 국수주의적 발언이 종종 나오지만 무시하는 전략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여 온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한일 관계가 흔들리지 않는 한일 네트워크 및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욱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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