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詩가 韓-日미래 밝혀줬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2일 03시 00분


‘낭송시집 CD’ 자비로 제작
日아마누마 씨 한국 찾아

“일본, 한국의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들을 수 있게 돼 꿈만 같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시대를 짊어지고 고뇌했던 시인의 마음을 전하는 데 이 CD가 매개체가 됐으면 합니다.”

‘서시’ ‘별헤는 밤’ 등 윤동주의 대표작 25편을 일본어와 한국어로 낭송한 CD ‘윤동주 시집’을 기획한 아마누마 리쓰코(天沼律子·사진) 씨가 한국을 찾았다. 일본의 레코드사인 킹인터내셔널에서 지난해 12월 발매됐던 이 CD는 신나라레코드에서 수입해 최근 국내에서도 발매됐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평범한 주부였던 아마누마 씨가 윤동주를 알게 된 것은 20여 년 전 일본의 한 수필집에 실린 ‘서시’ 등을 접하게 되면서였다. 윤동주 시의 순수함과 서정성, 청렴한 감성은 그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윤동주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가 교토 도시샤(同志社)대를 가기 전에 제 모교인 릿쿄(立敎)대에서 유학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쉽게 쓰인 시’에 등장하는 늙은 교수는 제 담당교수님의 부친이기도 했어요.”

아마누마 씨는 남편이자 릿쿄대 동문인 킹인터내셔널의 사장 아마누마 스미오(天沼澄夫) 씨에게 부탁해 2007년 낭독 CD 제작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익을 얻기 힘든 사업이라 제작비 일체는 자비로 댔다. 일본인 화백이 그림을 넣은 앨범을 디자인했고 일본 연극배우가 일본어 낭독을, 릿쿄대 교목 유시경 씨가 한국어 낭독을 맡았다. 윤동주를 좋아하는 이들이 십시일반 자원해 앨범을 완성한 것이다. 앨범으로 얻은 수익은 릿쿄대의 ‘윤동주장학금’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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