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앨 고어 전 부통령(62) 부부가 40년간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앨 고어 전 부통령과 그의 아내 티퍼 고어 씨(61)는 1일 친지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오랜 심사숙고 끝에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했으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판단을 내렸다”며 별거 사실을 발표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 두 사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 주기를 요청한다. 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테네시 출신인 이들 커플은 고교 때 처음 만나 사랑을 키웠으며 고어 전 부통령이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에 입학하자 티퍼 씨도 그를 따라 보스턴대로 옮겨가 1970년 마침내 결혼에 성공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8년간 부통령을 지낸 고어는 아내 티퍼 씨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커플의 이미지로 각인됐으며, 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을 비롯해 숱한 염문을 뿌리며 위태로운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반듯한 이미지를 가진 ‘바른생활맨’ 고어 전 부통령의 이혼 소식에 미국은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래가지 않을 것 같았던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보란 듯이 잘사는 것에 비해 영원할 것 같았던 고어 부부가 갈라선 것은 의외”라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갈라서게 된 것은 혼외정사나 불륜 등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부부를 잘 아는 지인은 “기후변화 문제 등 환경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외부활동이 많아졌고 부인과 따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좋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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