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 인본주의로 서양 신자유주의 보완 세계적 사상체계 동아시아서 탄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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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존 덩컨 UCLA 한국학소장

“‘일본서기’가 서술된 8세기 초반은 일본이 한국이나 중국과 교류하지 않던 시기입니다. 다른 나라하고 소통이 없다 보니 왜곡된 역사 서술이 이루어진 겁니다. 이 점은 오늘날 아시아의 학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죠.”

포스코청암재단 주최로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리는 제4회 포스코아시아포럼을 앞두고 존 덩컨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한국학연구소장(사진)이 방한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를 주제로 열리는 이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2일 오전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덩컨 소장은 “지금까지 아시아라는 단어는 비(非)서양을 가리키는 말 정도로 사용돼 왔다.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를 말하기 전에 과연 ‘아시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덩컨 소장은 주한미군으로 한국에 왔다가 1972년 고려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 말 조선 초 역사를 전공했다. 조선왕조 건국과 조선 유학 등에 대한 연구를 평가받아 올해 만해상을 받기도 했다. 한국어도 자유롭게 구사하며 부인도 한국인이다.

덩컨 소장은 아시아가 한 권역으로 묶이는 데 오늘날 ‘경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을 때 한중일 3국이 기축통화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와 흥미로웠습니다. 예전에는 전혀 볼 수 없던 움직임입니다. 그만큼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뜻하는 거죠.”

그는 미국 내 한국학 연구 동향에 대해 “문학, 역사,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은 급증하고 있지만 정치, 지리, 경제 등 사회과학 분야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에게 ‘아시아문화’가 존재하는지, 그리고 과연 ‘아시아문화’의 글로벌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원시 유교의 인본주의적 사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안에는 서양 신자유주의의 부정적 측면을 해결할 실마리가 들어 있죠. 동아시아 학자들이 서로 소통하며 함께 연구한다면 세계를 이끌어갈 만한 사상체계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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