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관객이 예술을 즐기게할 의무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음악가와 무용가들을 배출해온 문화강국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은 이 대국을 대표하는 문화기관이다. 4일 오후 이 극장에서 만난 아나톨리 익사노프 볼쇼이극장장(사진)은 “극장은 관객이 계속 관심을 갖고 예술을 즐기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 원동력은 관객의 참여라고 강조했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볼쇼이극장의 한 해 예산은 9000만 달러로 이 중 티켓 수입은 1000만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티켓 수입이 적은 이유는 가격 때문. 극장 별관 850석 중 135석의 티켓 가격은 50루블(약 2000원) 수준. 자녀가 많은 가정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무료 공연도 자주 펼친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복지정책도 풍성하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볼쇼이 극장에는 부속 유치원이 있다”며 밤 공연이 많은 출연진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08년 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국립발레단 공연을 보러 한국에 간 적이 있습니다. 발레라는 외국 문화를 한국인들이 열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감명을 받았죠.”

이 극장 소속인 볼쇼이발레단 단원들은 올해 9월 한-러 수교 20주년을 맞아 국립발레단의 ‘라이몬다’ 공연에 국립발레단의 무용수들과 함께 출연한다. 국립발레단의 주역무용수들 역시 10월 볼쇼이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 출연할 예정이다.

볼쇼이극장은 2005년부터 2011년 완공을 목표로 본관을 수리하고 지하에 공연장, 레스토랑 등의 시설을 짓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익사노프 극장장은 “고전에만 치중해선 공연장이 박물관이 된다. 러시아 출신 현대 예술가들의 실험적 작품을 많이 공연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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