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나노 소재인 그래핀(Graphene)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3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개발했다. 그래핀은 투명하면서 휘는 성질까지 갖춰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터치스크린 등 차세대 플렉시블(휘는) 전자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화학과)와 안종현 교수(신소재공학부) 팀은 20일 “벽지를 생산하듯 그래핀을 회전 롤에 감는 기술을 이용해 30인치 크기의 터치스크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벌집 모양으로 연결된 아주 얇은 막이어서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적 성질을 잃지 않고 전자 이동 속도가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이상 빨라 ‘꿈의 신소재’로 불리지만 제조기술이 까다로워 대형화가 힘들었다. 현재 전자 기기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은 산화인듐주석으로 만드는데 구부리면 깨지기 쉬워 휘는 디스플레이에는 적합하지 않다.
홍 교수는 “구리 기판 위에서 그래핀을 30인치까지 키운 뒤 회전 롤에 그래핀을 밀어 넣어 구리 기판은 없애고 투명한 그래핀 한 층을 얻었다”면서 “기존 터치스크린은 한 지점을 10만 번가량 누르면 수명을 다하는 반면 그래핀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테크놀로지’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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