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나이든 이에 대한 바람직한 호칭’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부정적인 어감의 ‘노인’을 대신할 만한 호칭을 찾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양회성 기자
이제 나이든 사람을 지칭할 때 ‘노인’이라는 말 대신 ‘어르신’ 또는 제3의 단어를 사용하자!
한국골든에이지포럼(회장 김일순)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나이든 이에 대한 바람직한 호칭’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공개적으로 노인 호칭 변경을 제안했다. 65세 이상을 ‘노인’이라고 지칭하는 과정에서 ‘나이든 이’들이 자신감을 잃고 있으며, 좀 더 행복한 고령사회를 위한 첫걸음으로 호칭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문제제기다.
동아일보도 후원한 이 세미나에서 남기심 전 국립국어원장은 “노인이라는 단어는 늙어서 생산력이 없다는 느낌을 주고, 단어 자체가 사람의 기운을 뺏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예상수명이 80세인 요즘, 65세 이상을 모두 ‘노인’이라고 지칭한다면 사회적인 활력을 뺏는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노인’의 대안으로 ‘고령자’를 쓰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이옥희 한국여성문학인회장(시인)은 “어감상으로만 평가할 때 고령자는 젊은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지 못하고 딱딱하다”고 말했다. 일본말에서 그대로 전해져 쓰이는 단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노인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를 바로잡으려면 언론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인회 전 연세대 교수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이나 방송에 ‘60대 노파’라는 표현이 자주 나왔다”며 “노파라는 표현 자체가 사람들에게 나이든 여자는 칙칙하고, 불쌍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대안으로 ‘어르신’을 제시했다. 어르신은 현재 ‘어르신 휴대전화’ ‘어르신 봉사단’에서처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손진호 동아일보 어문연구팀장은 “신문에서는 ‘노인’을 사전적 의미에 맞게 가치중립적으로 쓰고 있지만, 만약 일반인들이 ‘노인’에 ‘무기력하다’라는 부정적 어감이 있다고 느낀다면 존경의 의미가 담긴 어르신을 대안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 전 원장은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법률용어에 쓴다거나 ‘이 어르신이 한마디 하겠습니다’처럼 자신을 지칭할 때 쓴다면 어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언론과 사회가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고 덧붙였다.
골든에이지포럼은 이번 1회 세미나를 기점으로 명칭뿐 아니라 나이든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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