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대학생 자원봉사단 ‘서니(SUNNY)’ 학생들이 26일 중국 베이징 시 창핑 구 정신지체장애인 직업교육학교인 즈광 학교
농장에서 버스를 장애인들이 일할 가게로 개조한 뒤 활짝 웃고 있다. 베이징=조종엽 기자 jjj@donga.com
23일 중국 베이징(北京) 시 창핑(昌平) 구 양팡(陽房) 현의 정신지체장애인 직업교육학교인 즈광(智光) 학교 농장. 최고기온이 36도에 이르는 가운데 32명의 대학생이 땀을 뻘뻘 흘리며 농장 한쪽에 서 있는 버스 두 대에서 의자 등 안쪽 물건을 모두 뜯어냈다.
“손님들이 야채 주스를 마시고 유기농 농산물을 사서 돌아갈 수 있게 하죠.” “내부를 고급 호텔방처럼 꾸미는 것은 어떨까요?”
이들은 SK텔레콤 대학생 자원봉사단 ‘서니(SUNNY)’ 소속 학생들. 한국 대학생 16명과 중국 베이징정파(政法)대 학생 16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낡은 버스를 무엇으로 개조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낮에는 콘퍼런스룸으로, 밤에는 클럽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정말 창의적이네요. 요금은 시간당으로 받을까요, 티켓을 팔까요?”
중국 장애인복지기금 직원인 장위(張宇·36) 씨가 말했다. 장 씨는 사과와 복숭아 호박 등 수십 종의 유기농 농산물이 자라는 7만2800m²(약 2만2000평)가량의 이곳 농장을 최근 임대했다. 게스트하우스도 세웠다. 장 씨는 “장애인들이 기부금에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해 번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니’ 학생들은 버스를 각종 가게로 개조해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로 했다. 버스 한 대는 카페로, 다른 한 대는 워크숍을 온 직장인들이 회의를 할 수 있는 콘퍼런스룸과 음악이 흐르는 클럽으로 만들기로 했다. 봉사단원 펑비산(馮碧珊·21·경제학과) 씨는 “지난해에도 꾸준히 동아리에서 즈광 학교 봉사활동을 했지만 ‘서니’의 이번 버스 개조는 정말 큰 프로젝트”라며 “한국 한생들은 항상 크레이지(멋진) 아이디어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숙소에서 갑자기 전기가 나가고 샤워하다 물이 끊겨도 봉사단 학생들은 웃기만 했다. 버스 한 대에는 젖소처럼 얼룩무늬를 칠했고 다른 한 대에는 해, 달, 별 등과 시계들을 그렸다. 장민지 씨(23·홍익대 커뮤니케이션학과 4년)는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을 대조하는 도안을 그렸다”고 말했다. 내부에 예쁜 커튼을 달고 냉장고, 탁자와 의자, TV, 가라오케, 시계 등을 들여놓자 버스는 깔끔한 가게로 탈바꿈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