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원로 수필가 전숙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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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한국 문학 세계에 알린 ‘수필 거장’

원로 수필가 벽강(璧江) 전숙희 씨(사진)가 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강원 통천군에서 태어나 1938년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39년 단편소설 ‘시골로 가는 노파’로 등단한 후 ‘탕자의 변’ ‘PEN 이야기’ 등 여러 권의 수필집을 냈다. 2007년 자전에세이 ‘가족과 문우 속에서 나의 삶은 따뜻했네’를 출간하는 등 최근까지 작품활동을 해왔다. 전쟁으로 인한 인간성 파괴, 가치관의 혼란, 가난으로 초래된 비극 등을 쉽고 간결한 문체에 담았다.

1983∼1991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장을 지냈으며 1988년에는 동서 진영의 작가들을 초청해 서울에서 국제펜대회를 개최했다. 동생인 고 전락원 전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함께 계원학원을 이끌며 계원예술고교, 계원디자인예술대 등을 설립했다.

199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펜중앙위원회에서 종신 부회장에 선임됐으며, 독일 괴테문화훈장, 러시아 푸시킨 문화훈장,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소설가이자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인 김주영 씨는 “매우 활동적인 분으로 가난한 후배 문학인들을 돕는 데도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며 “다소 소외돼 있던 한국 수필을 문학의 한 영역으로 끌어올린 분”이라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강영국(재미 사업가) 영진 씨(한국현대문학관 관장), 딸 은엽(미술가) 은영 씨(미술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5일 오전 8시. 영결식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계원예고에서 5일 오전 10시에 문인장으로 열린다. 02-3010-2230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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