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사장님 꿈 키우며 오늘도 구슬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4일 03시 00분


발달장애 청년들 희망 찾기, 사회적 기업 ‘아삭’서 자활

사람사랑나눔학교에서 취업교육을 받고 사회적 기업 ‘아삭’에 취업한 신제왕, 최솔, 최지웅 씨(왼쪽부터)가 2일 아삭 주방에서 야채를 다듬다가 포즈를 취했다.강승리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사람사랑나눔학교에서 취업교육을 받고 사회적 기업 ‘아삭’에 취업한 신제왕, 최솔, 최지웅 씨(왼쪽부터)가 2일 아삭 주방에서 야채를 다듬다가 포즈를 취했다.강승리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어서 오세요! 무엇을 드릴까요?”

어눌하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인사를 건넨 한 종업원이 손님을 능숙하게 자리로 안내했다. 2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사회적 기업 ‘아삭(아주 건강한 속삭임)’. 이곳에는 특별한 종업원 4명이 일을 하고 있다. 발달장애를 겪고 있는 청년들이 주인공이다. 최솔 씨(21)가 손님들의 주문을 받으면서 서빙을 하고 있고, 다른 종업원들은 주방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설거지를 하거나 야채를 다듬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재단법인 ‘청소년과사람사랑’이 세운 발달장애 청소년 학교 ‘사람사랑나눔학교’ 졸업생이다. 나눔학교는 2008년 12월 아삭을 개점하고 이 학교 졸업생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삭은 올 1월에 노동부(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서를 받았다. 아삭은 각종 차를 판매하면서 나눔학교 학생들의 급식을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또 장애인들이 만든 비누나 화장품 등을 팔기도 한다.

이날 손님을 맞은 최 씨의 꿈은 자신만의 카페를 여는 것. 경기 광명시에 사는 최 씨는 매일 오전 6시에 집을 나와 지하철로 혼자 출근한다. 가게가 생겼을 때부터 일을 시작한 최 씨는 지금껏 지각 한 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하다. 강 교장은 “이들에게는 설거지를 가르치는 데만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며 “살면서 직업이 왜 필요한지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했다.

올해도 나눔학교 재학생 40명 중 3명이 졸업을 한다. 졸업을 앞둔 박혜림 양(18)도 아삭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때문에 마지막 취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름 캠프에 참석하기 힘들어 걱정이 크다. 강 교장은 “9일부터 시작하는 9박 10일 일정의 제주 캠프 비용이 70만 원인데, 혜림이처럼 참가비를 마련하지 못한 아이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다”며 “졸업 후 취업을 꿈꾸는 혜림이를 꼭 데리고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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