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등생 26명, 오사카 한국 민족학교 방문
“교포 친구들 한국어 제대로 배우는것 보고 놀라”
‘일본(에 있는) 대한민국 친구들아, 각각 다른 나라에 살지만 우리는 친구야!’ ‘금강학교 친구들, 태권도 열심히 해!’
11일 일본 오사카(大阪) 시 니시나리(西成) 구의 한국 민족학교인 금강학원. 이날 이 학교 2층 교실에서는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과 65회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을 찾은 한국 초등학생 26명이 재일교포 또래 학생들과 만난 것. 처음엔 서먹해하던 아이들은 금세 친해졌다. 함께 어울려 색연필로 대형 태극기를 색칠해 국기게양대에 올렸다. 태극무늬가 새겨진 하얀 티셔츠 한 장 한 장마다 ‘우’ ‘리’ ‘는’ ‘한’ ‘민’ ‘족’이란 글씨를 같이 써넣으면서 해맑게 웃었다. 티셔츠 뒷면엔 한국 학생들이 일본에 사는 친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적은 뒤 직접 옷을 입혀줬다.
이 행사는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가 후원하는 ‘2010 엘리트 나라사랑 캠프’로 일본에서 한민족의 주체성을 지켜나가고 있는 민족학교를 찾아 나라사랑 마음을 드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캠프 참가 초등학생들은 한국아동청소년 그룹 홈 협의회가 운영하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인 ‘그룹 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강혜윤 양(12)은 “일본에 살면서도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며 “일본에 사는 친구들이 한국에 오면 한국에 대해 잘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한경문 교장(47)은 “이번 만남이 아이들에게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국 동포들을 생각하고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민족학교는 재일교포 2, 3세들이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학교 곳곳에는 ‘월요일은 한국어로 말해요’ ‘우리말 쓰세요’ 등의 문구가 붙어 있다. 교육과정에는 우리말 연구발표, 전통문화 활동과 예절교육, 한국 지리와 역사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교육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한국을 지지하는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민단)’이 운영하는 민족학교는 금강학원을 비롯해 4곳에 불과한 반면 북한을 지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세운 학교는 70여 곳에 이른다. 한 교장은 “재일교포들이 ‘한국인’으로 계속 남으려면 민족학교가 더 많아지고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