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사회봉사단과 덕적초등학교 학생들이 12일 오후 인천 옹진군 덕적면 덕적초등학교 교실에서 나흘에 걸쳐 완성한 도미노 블록 작품을 보고 있다. 이 작품은 8000개의 도미노 블록으로 구성됐다. 덕적도=강경석 기자
“선생님, 가지 마세요. 전화번호 바꾸시면 안 돼요.”
높게 뻗은 소나무 사이로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섬마을 학교 운동장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서로 끌어안으며 작별 인사를 했다. 13일 오전 인천 옹진군 덕적면 덕적초등학교 운동장. 학생들은 떠나는 선생님들과 전화번호와 주소를 교환하며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고려대 사회봉사단과 농협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후원하는 ‘2010 농촌희망가꾸기 여름 영어·과학캠프’의 마지막 일정이 이날 덕적초교에서 열린 수료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9일부터 4박 5일간 덕적초교에서 열린 캠프에서 30여 명의 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은 조운학 씨(24·지리교육과 4학년)를 비롯한 20명의 봉사단이 준비한 영어, 과학 수업을 들으며 방학을 보냈다. 전교생이 55명에 불과한 이 학교 학생들은 태양광 자동차 만들기나 요리 게임을 접목한 영어 교실처럼 체험 위주의 재미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뜻 깊었던 점은 학원 하나 없는 오지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대학생들이 찾아와 멘터 역할을 하며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는 것. 덕적초교로 봉사활동을 와서 선생님을 자처한 봉사단은 8가지 색깔의 도미노 블록 8000개를 이용해 4일에 걸쳐 학생들과 함께 근사한 작품을 완성하기도 했다.
지난달 울산 울주군에서 처음 열린 여름캠프를 시작으로 강원 영월군, 충남 당진군, 경북 상주시, 경기 이천시와 인천 덕적도 등 고려대 사회봉사단 190여 명은 전국 6개 농촌지역을 돌면서 한 달여 동안 초등학생과 중학생 300여 명에게 영어와 과학을 가르치며 이들의 멘터가 되었다. 마지막 캠프가 열린 덕적도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덕적도 6학년 이시원 군(12)은 “서울에서 온 대학생 형, 누나들에게 공부를 배울 수 있어 정말 신기하고 기뻤다”며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며 공부해 형, 누나들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제2의 브나로드 운동’을 목표로 새로운 농촌봉사를 하겠다는 고려대 사회봉사단의 활동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임승일 옹진농협 조합장은 “내년에는 연평도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이런 자리를 꼭 마련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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