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골퍼들은 흔히 4개 홀 연속 파를 ‘아우디’, 5개 홀 연속은 ‘올림픽’으로 표현한다. 스코어 카드에 파를 나타내는 숫자 ‘0’이 늘어선 모양이 아우디자동차 로고, 오륜기와 비슷해서다. 그만큼 쉽지 않기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그럼 3개 홀 연속 이글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아마추어는 물론이고 프로 무대에서도 나오기 힘들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 진기록이 9세 한국인 소녀에게서 나왔다. 주인공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거주하고 있는 손우주 양이다.
손 양은 15일 요하네스버그 랜드파크골프장에서 남아공 리틀키즈재단이 주최한 주니어대회 11, 12, 13번홀에서 연거푸 이글을 낚았다. 11번홀(파4·230m)에서 티샷을 바로 그린에 올린 뒤 10m 퍼트에 성공했다. 내리막 경사의 12번홀(파5·360m)에서는 티샷을 240m나 보낸 데 이어 5번 아이언으로 공을 그린 에지에 떨어뜨린 뒤 퍼터로 8m짜리 이글을 추가했다. 13번홀(파4·218m)에서는 티샷을 컵 3m 거리에 붙여 세 번째 이글을 보탰다. 손 양은 합계 4언더파를 기록해 2위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3개 홀 연속 이글은 프로 대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필 미켈슨(미국)은 4월 마스터스 3라운드 13번, 14번홀 연속 이글에 힘입어 그린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 사상 세 번째 2홀 연속 이글이었다.
수입상을 하는 교포 손춘권 씨(43)의 외동딸인 손 양은 5세 때 부모를 따라 골프장을 다니며 재미삼아 골프를 시작했다. 2년 전부터 남아공 어린이 골프대회를 휩쓸었고 6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린 유러피안 세계 챔피언십에서는 2오버파로 우승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