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욱 장헌정 씨 등 임원자리 박차고 학교로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 “취업률 100% 도전”
울산마이스터고 학생들이 과학 자동차 캠프에서 모형 자동차 경주를 하고 있다. 이 학교는 기업체 임원 출신인 장헌정 교장이 부임한 이후 기업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취업률이 크게 상승했다. 사진 제공 울산마이스터고“바람직한 교장의 리더십은 유지관리형이 아니라 구조개혁형이어야 합니다.” 다음 달 1일 대전 동아마이스터고 교장에 취임하는 위성욱 삼성전자 상근자문역 상무(52)가 1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교장의 역할이다. 그는 27년간 근무한 직장을 뒤로하고 전자 및 기계분야 기술인력을 육성하는 마이스터고 교장의 길을 선택했다.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위 상무는 글로벌 경영 인프라를 기획해 해외 69개 사업장에 구축했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협력사에 수평적으로 전달하는 활동을 해왔다. 위 상무는 최근 이뤄진 동아마이스터고 개방형 교장 공모에 지원해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인재 육성 △우수 산업체 및 대기업과의 협약체결 같은 추진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업이 어떤 인력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아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해외사업장 구축의 경험을 바탕으로 마이스터고 출신 인력의 해외 진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 상무처럼 대기업 임원 자리를 박차고 학교를 선택하는 기업인이 최근 늘고 있다. 올 3월에는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에 풍산금속 기술이사 출신인 장헌정 씨(54)가 취임했다. 장 교장은 풍산금속에서 32년간 기획실장, 부평공장장 등으로 일했다. 지난해 말에는 르노삼성자동차 이승희 부사장(59)이 마이스터고인 부산자동차고 교장에 내정돼 화제를 모았다. 이 부사장의 교장 임용은 기업인이 일선 학교장으로 자리를 옮긴 첫 사례였다.
LG전자 상무 출신인 최돈호 씨(56)도 올 3월부터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고 교장으로 근무 중이다. 또 비슷한 시기 서울 강남구 수도전기공고 교장으로 취임한 강희태 씨(56)는 1978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해 기술기획부장, 배전운영처장 등을 지낸 전기 분야 전문가다. 특성화고인 경북 영주시 경북항공고는 외부 공모를 거쳐 공군교육사령관 출신인 배창식 교장(60·예비역 중장)이 2008년부터 교장을 맡고 있다.
기업인 등 전문가 출신 교장이 가져온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울산마이스터고의 경우 올 6월 말 현재 국내 대기업에 취업이 확정된 학생은 3학년 340명 가운데 43명(12.65%)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졸업생 344명 가운데 22명(6.4%)만 최종 취업에 성공했다. 부산자동차고에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최근 시행한 제4회 기능사 필기시험에 1학년 학생 119명 가운데 115명(96.6%)이 합격했다. 같은 시험에서 전국 평균 합격률은 37.3%에 불과했다. 장헌정 울산마이스터고 교장은 “회사 근무 경험을 살려 학교 구성원 모두 마이스터고를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하겠다”며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을 통해 취업률 10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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