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과거 넘어 우애의 100년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한일 강제병합 100년 맞아
日서 한일대학생 미래포럼

‘슬픈 과거를 넘어 우애의 100년으로.’

20일 일본 야마나시(山梨) 현 호쿠토(北杜) 시에서 ‘제2회 한일 대학생 미래구축포럼’이 열렸다. 젊은 세대가 한일 평화와 공생의 가교가 되자는 취지로 열린 이 행사에는 고려대 전남대 조선대 등 한국 학생 30명과 일본 와세다(早稻田)대 학생 20명 등 50명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고려대 일본연구센터와 와세다대 아시아연구기구가 공동으로 주최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호쿠토 시는 조선의 도자기와 목공예에 심취해 조선 민예운동을 펼친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 아사카와 노리타카(淺川伯敎) 형제의 고향이다.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에 두 나라의 문화 교류에 힘썼던 아사카와 형제의 100여 년 전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100년의 유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올해는 한일강제병합 100년의 해를 맞아 ‘과거사 극복과 미래’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열렸다. 양국 대학생들은 치열한 토론을 벌이면서도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와세다대 인간과학부 고이대 가즈키 씨(24)는 “일본 사람들이 1945년 이전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오늘 토론을 통해 비로소 인식하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당연하다고 여겨온 사실을 상대의 처지에서 다시 되돌아볼 수 있게 된 점이 모임 참가의 큰 수확”이라며 흡족해했다.

조선대 경영학부 서대원 씨(25)는 “일본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일본 내에도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이런 작은 목소리들이 힘을 모으면 양국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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