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대 문과대 김경민씨 “미담이 없었다면 불가능”
학교측, 졸업식서 미담이 입을 학위복 디자인해 제공
숙명여대 문과대를 수석 졸업하는 시각장애인 김경민 씨와 안내견 ‘미담이’.사진 제공 숙명여대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미담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숙명여대 문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시각장애인 김경민 씨(22·교육학과)가 24일 안내견 ‘미담이’를 끌어안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학점 평균 4.19점으로 문과대 수석에 올라 25일 숙명여대 졸업식에서 문과대 대표로 졸업장을 받는다. 7학기 만에 조기졸업하면서도 졸업에 필요한 140학점을 모두 이수했으며 매 학기 3.7 이상의 평점을 받았다. 김 씨가 밟게 될 졸업식 연단에는 김 씨와 동고동락한 미담이도 올라가 기쁨을 같이할 예정이다.
올해 6세인 미담이는 2007년 김 씨가 대학에 입학할 때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로부터 분양받은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 김 씨는 “미담이가 없었으면 조기졸업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졸업장은 제가 받지만 미담이에게도 졸업장을 보여주고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의류학과에서 졸업식 날 미담이가 입을 학위복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김 씨와 미담이가 각각 졸업 가운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이색 장면을 연출한다는 얘기다.
김 씨는 “수업시간에 강의내용을 대필해주고, 음성파일로 만들어 전해준 친구들의 도움도 컸다”며 “교수님들과 친구들의 배려가 없었다면 수석졸업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힘들게 공부하면서도 학교 시각장애인 봉사단인 ‘숙명 점역봉사단’에서 시각장애 학생용 문제집 제작에 참여하는 등 봉사활동도 꾸준히 해왔다. 영어교사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김 씨는 “성적만 강조하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 인생에 큰 의미를 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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