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상당 명보극장 - 제주신영영화박물관 기부한 신영균 씨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세계 영화 지배할 인재들 뒷받침됐으면”

5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한국 영화계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원로배우 신영균 씨(왼쪽에서 세 번째)가 가족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딸 혜진, 부인 김선희 씨, 오른쪽으로 손녀 시진, 며느리 임치주, 아들 언식 씨.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5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한국 영화계 인재 육성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원로배우 신영균 씨(왼쪽에서 세 번째)가 가족과 함께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딸 혜진, 부인 김선희 씨, 오른쪽으로 손녀 시진, 며느리 임치주, 아들 언식 씨.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는 많지만 시장이 좁습니다. 세계 시장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 한국 영화가 세계 시장을 지배할 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서울 중구 명보극장(명보아트홀)과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등 500억 원 상당의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원로배우 신영균 씨(82)가 5일 명보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산 기부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 기부할 재산은 새로 창립하는 재단에 출연해 주로 영화 인재를 발굴 육성하는 지원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신 씨는 “나를 아껴준 팬들과 영화인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이번에 만들 재단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오래 이어질 수 있도록 잘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은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과 신 씨의 아들인 신언식 한주에이엠씨 회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영화계뿐 아니라 학계, 언론 및 문화예술계의 전문인사로 구성할 계획이다.

“가족 모두 내 결정 지지, 한번 더 연기하고 싶어…후배들 빚내 사업 말아야”

신 씨는 “가족들도 나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명보극장은 돈을 떠나 애착이 큰 건물로, 영화인들을 위해 쓰는 것이 보람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계에서 자산가로 일찍부터 알려진 그는 “돈이 생기면서 사업 제안을 많이 받았지만 안전한 것만 했다. 빚을 내서 사업에 투자하면 모험이다. 후배들도 부업을 할 때 무리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영화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스토리가 참 중요한데 너무 많이 써서 그런지 영화에 스토리가 없다. 요즘 한국 영화를 보면 매일 치고받고 하는 것들밖에 없다.” 그는 “지금이라도 좋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치과의사 출신인 신 씨는 1960년 ‘과부’로 영화계에 데뷔해 20여 년간 ‘연산군’(1961년) ‘상록수’(1961년) ‘빨간 마후라’(1964년) ‘미워도 다시 한번’(1968년) 등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15,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 한나라당 상임고문, 제주방송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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