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사회복지재단, 다문화 40가정 초청 1박2일 행복만들기 캠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8일 03시 00분


설렘… 처음 나서는 가족여행
기대… 문화적 차이 좀더 이해

5일 경기 용인시의 한놀이동산을 찾은 다문화 가정 부모와 자녀들이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산사회 복지재단과 익산다문화 가족지원센터는 전북 지역 다문화가정 40가족을 초청해 가족상담 및 갈등해소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사진 제공 아산사회복지재단
5일 경기 용인시의 한놀이동산을 찾은 다문화 가정 부모와 자녀들이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산사회 복지재단과 익산다문화 가족지원센터는 전북 지역 다문화가정 40가족을 초청해 가족상담 및 갈등해소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사진 제공 아산사회복지재단
5일 오전 7시 전북 김제시와 정읍시, 익산시에서 버스 4대가 나란히 출발했다. 버스 안은 작은 ‘지구촌’을 연상시켰다. 베트남과 미얀마, 필리핀, 중국 등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결혼이주여성 40명이 남편, 자녀들과 함께 타고 있었던 것.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익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5, 6일 이틀간 전북 지역의 다문화가정 40가족을 대상으로 상담프로그램 ‘무지개 가족의 일곱 빛깔 행복 만들기’를 진행했다. 가족들은 경기 용인시의 한 숙소에 머물며 인근 놀이공원과 민속촌 등을 둘러보는 한편 상담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평소 문화적 차이로 생겼던 가정 내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으로 시집 온 지 벌써 7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렇게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은 처음이에요.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합니다.”(에스피노 리사 씨·35세) 놀이동산에 내린 리사 씨 등 엄마들과 아이들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필리핀 출신인 엄마와 함께 온 황옥진 양(6)은 “태어나서 처음 청룡열차를 타봤는데 정말 최고였다”며 연방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가정내 갈등 해소 시간 “더욱더 많은 배려할 것”

베트남과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등 각국 특선 요리로 마련된 맞춤식 뷔페 식사를 마친 뒤 가족들은 전문 강사들이 진행하는 ‘가족통합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을 총괄한 채옥희 익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원광대 생활과학대학 교수)은 “많은 결혼 이민 여성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출산 직후 직업을 갖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 교육에 소홀해지고 문화적 차이까지 더해지면서 부부간 갈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부부 교육에 초점을 맞췄다. 국적이 다른 부부들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해야 아이들도 자신감 있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 부부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한 김성란 강사는 “칭찬과 격려가 가정을 행복하게 한다”며 “‘가버려’, ‘필요 없어’, ‘수없이 얘기했는데도 그것도 몰라’ 등의 발언은 결혼이민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커플들은 쑥스러움을 뒤로한 채 상대방에게 서로의 장점을 큰 소리로 말해주기, 기념 커플 명함 만들기 등 ‘닭살’ 이벤트를 벌였다. 필리핀 출신 부인과 함께 참가한 이희정 씨(43)는 “평소 아내에게 잘하려고 하지만 말처럼 쉽진 않았는데 이번 교육을 계기로 더 배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필리핀, 코리아 파이팅’을 외쳤다.

장명수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는 “문화적 차이로 빚어졌던 사소한 갈등이 가정 내에서 모두 사라지기를 기원한다”며 “다문화가정이 가을 햇살만큼이나 따뜻한 가족애로 우리 사회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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