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1동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의 밤’ 행사에서 한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살인죄로 장기 복역 중인 모범수와 그를 10년 넘게 옥바라지해 온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뤘다. 연극은 두 사람이 결혼식을 올리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현재 충북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인 김모 씨(45)와 연인 이모 씨(39·여)가 연극의 실제 모델이다. 이들을 지켜본 이길두 신부(40·청주교구 교정사목위원장)가 극본을 썼다.
무대 속 장면이 이들에게 현실이 됐다. 김 씨와 이 씨는 14일 오전 충북 청주의 한 성당에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 신부가 연극에서 ‘김 씨가 귀휴(歸休)를 받아 이 씨와 결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류종하 대전지방교정청장이 허락하면서 사랑의 결실을 이룬 것.
연인이던 두 사람은 김 씨가 1994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서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 씨는 김 씨를 떠나지 않고 찾아와 15분간의 짧은 면회시간을 이용해 사랑을 이어갔다. 김 씨는 모범수로 20년형으로 감형됐다. 남은 수형기간은 4년 9개월. 김 씨와 이 씨는 결혼식 후 4박 5일간 신혼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김 씨는 18일 오후 2시까지 다시 교도소로 돌아와야 한다. 청주교도소 교정협의회장인 혜철 스님은 “이 씨가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난다.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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