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 이주여성인 고수매 씨(37·사진)는 법무부 광주출입국관리사무소 이민통합지원센터 직원으로 한 달 전부터 일하고 있다. 전국 이민통합지원센터 12곳에서 직원들을 뽑을 때 30 대 1의 경쟁을 뚫고 채용됐다. 고 씨는 12명 가운데 유일한 이주여성.
고 씨는 동병상련의 처지인 이주여성들의 고민을 상담하거나 통역을 해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 지원센터 프로그램이나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결혼이민자 대표 29명을 관리하는 사랑방 총무 역할도 한다.
고 씨는 중국 랴오닝(遼寧) 성 모 대학 2학년 재학 때인 1994년경 현지에서 한국 유학생이던 남편(42)을 만났다. 당시 남편에게 중국어 과외를 하던 것이 사랑으로 싹 터 결혼까지 하게 됐고, 대학 졸업 후 1997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처음 3년간은 전업주부였으나 이후 회사 마케팅 담당이나 중국어 강사로 일하며 두 딸의 엄마 역할도 척척 해내는 ‘또순이 아줌마’가 됐다.
고 씨는 이민통합지원센터에서 한 달간 접한 상담 대부분이 “이혼 절차를 묻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다문화가정 갈등은 부부간 문화나 입장차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크다”며 “다문화가정의 상당수 남편은 자신보다 어린 아내가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고 귀띔했다. 고 씨는 “선진국처럼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3∼6개월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주여성들이 한국어 능력을 먼저 키워야 사회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