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공 배경에는 내 혈통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항상 (한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국 세실 람보 국장(51·사진)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기자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태어난 한국을 처음 방문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람보 국장은 1959년 3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흑인인 아버지와 한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출생 직후 보육원에 보내졌고, 6개월 만인 1959년 9월 미국의 흑인 가정으로 입양됐다. 람보 국장이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에 보내졌다는 사실뿐이다. 이번에 그는 경찰청이 주관한 ‘제5회 해외 한인경찰 행사’에 초청을 받아 한국에 처음 오게 됐다.
람보 국장은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포화 속으로’,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발전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아, 최경주 선수의 우승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면서도 어린 시절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혼혈인 탓에 아시아계 집단에도, 흑인 집단에도 소속되지 못했다”며 “그때 처음으로 한국에 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람보 국장은 22세이던 1981년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지역경찰 격인 보안국에 지원해 발탁됐다. 그는 “소수 인종 특별 채용기회를 통해 경찰에 입문할 수 있었다”며 “미국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혼혈이라는 점이 경력에 지장을 주진 않았지만 이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한국말은 못하지만 김치와 갈비는 좋아한다는 그는 “13세인 딸과 10세인 아들이 있는데 다음 기회엔 꼭 아이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 경찰청이 18일부터 22일까지 개최하는 해외 한인경찰 초청행사에는 람보 국장을 비롯해 게오르크 차스파리 씨(23·독일 팔츠 주 경찰기동대), 시모니 히 서 경위(26·브라질 상파울루 경찰청) 등 세계 9개국에서 온 한인 경찰관 13명이 참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