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경찰청 이진범 경장(36)은 20일 ‘근무지’를 뉴질랜드에서 서울 종로구로 옮겼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2002년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 현지에서 경찰이 된 이 경장은 이날 뉴질랜드 경찰 정복차림으로 서울 종로경찰서 경찰들과 함께 도로 교통을 단속하고 경범죄를 위반한 사람들에게 범칙금 스티커를 발부했다. 인사동 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경장을 바라봤다. 이 경장은 “한국 경찰 업무를 체험해보니 뉴질랜드에 있는 한인들의 애로사항을 더 잘 챙겨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경장뿐 아니라 이날 서울 종로구 일대에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11명의 한국계 경찰이 국내 경찰업무를 일일 체험했다. 미국 캐나다 독일 브라질 뉴질랜드 등 9개국에서 온 이들은 두세 명씩 짝을 지어 112상황실, 파출소에서 근무하거나 현장에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했다.
이들은 올해로 5회를 맞은 ‘해외 한인경찰 경찰관서 체험계획’에 초청된 한국계 경찰관들이다. 이 프로그램은 경찰청이 해외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경찰관들이 한국의 경찰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피부로 느껴 현지에 돌아가서도 한국인에게 좋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었다. 참가자 중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일하는 송민호 씨(34), 뉴욕경찰청의 이동원 씨(33), 브라질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시모니 히 서 씨(26·여)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이날 현장근무에 투입되기 전 종로경찰서가 준비한 한과와 식혜를 맛보며 고국의 정취를 만끽했다. 고등학생 때 호주로 이민을 가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경찰이 된 최정우 씨(28)는 “고국의 환대에 감사한다”며 “한국 경찰업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 호주 현지 교민의 치안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제 종로경찰서장은 “대한민국 1번지 경찰서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현지에 돌아가서 한인들에게 더욱 높은 치안서비스를 제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진범 경장은 “뉴질랜드에서 현지 교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치안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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