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직업재활의 날 기념식… ‘제2의 김탁구’ 꿈꾸는 장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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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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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희망 노릇노릇하게 구워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 직업재활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장을 받은 장애인 직업재활 유공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가족, 직업재활시설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열린 ‘제2회 장애인 직업재활의 날’ 기념식에서 표창장을 받은 장애인 직업재활 유공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장애인, 가족, 직업재활시설 임직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은 장애인들의 직업훈련과 자립을 돕기 위해 각종 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직접 만든 빵을 시중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빵을 가끔 구입하는 주부 이현주 씨(57)는 “장애인들이 만들었다고 해서 처음에는 ‘품질이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몇 번 먹어보니 맛이 유명 제과점 빵 못지않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제빵 과정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도 “장애인들이 재료 양이나 굽는 시간을 정확히 지키기 때문에 품질이 매우 균일하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의 자립 의지가 강해지고 직무에 따라 업무 능력이 장애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을 구매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에 따르면 상품 생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장애인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1만784명에서 올해는 1만1282명으로 늘었다. 식료품이나 서류봉투처럼 생산 과정이 단순한 제품부터 복잡한 기술이나 협동이 필요한 전자제품, 의류 생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올린 장애인생산품 매출도 875억 원에 이른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서울시가 올해 3월부터 시작한 장애인생산품 판매 매장 ‘행복플러스 가게’도 운영 100일 만에 매출 1억3000만 원을 올렸다. 올해 말까지는 2억 원이 넘는 판매 실적을 보일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월 평균 15%씩 매출이 오를 정도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내년부터 공공기관에서 물품 구매액의 1% 이상을 반드시 장애인 생산품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특별법’을 시행할 예정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는 내년을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의 해’로 정하고 장애인생산품의 홍보와 판매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협회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의사당로 이룸센터에서 가진 장애인 직업재활의 날 기념식에서 △2020년까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1030곳 설치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사업단 구성 △각종 상품전시회 개최 등을 담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장애인들이 일을 해서 삶을 회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국을 선진일류국가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제도가 제대로 정착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질 높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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