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박쥐 등 토종생물은 국내 일부 지역에서만 생존하는 반면 황소개구리 등 생태교란 외래종은 전국 곳곳에서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국 125개 지역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은 1급 13종, 2급 54종 등 총 67종이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박쥐는 전남 포천, 양간, 함평 등 3곳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어류인 퉁사리는 충남 정산, 충북 안남과 관기, 전남 임곡 등 5곳에서만 발견됐다. 감돌고기(3곳), 무산쇠족제비(2곳), 남생이(2곳), 금개구리(3곳) 등 상당수 토종생물은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랑부리백로, 울도하늘소 등도 소수 개체만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멸종위기종이다.
반면 조사 대상 지역의 79%인 99개 지역에서 황소개구리, 배스, 붉은귀거북, 돼지풀 등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외래종이 발견됐다. 생태교란 어류인 배스와 블루길은 중부지방 11곳, 남부지방 21곳 등 총 41개 지역에서 발견됐다.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은 각각 57곳과 8곳에서 서식하고 있었다. 생태교란 식물인 돼지풀, 미국쑥부쟁이, 애기수영, 서양금혼초 등도 총 62개 지역에서 발견됐다.
멸종위기 토종생물은 줄어드는 반면 생태교란 외래종이 늘어나는 이유는 적응력과 번식력에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외래종의 경우 강한 생명력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하는 종자만 살아남은 반면 멸종위기에 놓인 토종은 적응력이 약해 서식지가 사라지면 함께 없어진다고 환경과학원 측은 설명했다.
서민환 환경과학원 자연자원연구과장은 “개체수가 줄고 있는 토종은 철저히 서식지를 보존해줘야 한다”며 “낚시 등으로 외래종을 잡아서 제거하는 물리적 관리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외래종과 토종의 경쟁관계를 유도해 외래종을 줄이는 ‘생태적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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