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젊은 고려인들은 여전히 ‘한국이 내 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젊은이들이 한국인과 접촉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고려인에 대한 이해는 아직 너무 부족합니다.”
국제교류재단의 독립국가연합(CIS·옛 소련 해체로 독립한 공화국들의 연합체) 차세대 지도자 대표단 초청 연수에 참가한 우즈베키스탄 아카데미역사연구소 미하일 정 연구교수(26·사진)를 8일 만났다. 정 교수는 고려인(19세기 러시아로 이주했다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한인)의 민족 정체성, 한국 이주노동 등을 주제로 한 논문을 10여 편이나 발표한 학자다.
정 교수가 젊은 고려인 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다수가 한국을 마음의 고향이라고 생각했다. 고려인 3, 4세대는 북한을 가깝게 생각했던 1, 2세대와 달리 한국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비록 한국어는 서툴지만 한민족의 전통을 고수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정 교수 역시 “한국은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고학력의 젊은 고려인들이 꿈을 찾아 한국에 온 뒤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3D 업종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고려인들을 동포로서 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는 “한국 등의 많은 연구자들이 고려인은 더는 한국인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의 CIS 국가 진출도 늘어 현지 고려인을 고용하는 사례도 많아졌지만 한국인들은 오랜 사회주의를 경험한 고려인의 문화적 특성을 무시한 채 한국문화를 강요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정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갈수록 늘고 있는 한국 정착 고려인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들의 삶과 어려움을 연구해 이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