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정포장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 기쁘기보다 ‘내가 어떻게 이런 상을 받지’, ‘받아도 되나’ 하는 걱정부터 앞서더군요.”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8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 김황식 국무총리와 맹형규 행안부 장관,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소방관계자 등 3000여 명 참석한 자리에서 유공자 80명이 홍조근정훈장과 대통령 표창 등을 받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정민 중앙119구조대 소방장(38·사진)은 행사 내내 가장 돋보인 소방관으로 통했다. 헌신적으로 소방 활동을 한 80명의 소방대원들을 대상으로 한 포상식에서 한 소방장은 최연소 및 최단기간 근무 근정포장자로 선정됐다. 원래 근정포장은 10년 이상 근속자에게 줄 수 있으나 대부분 15년 이상 돼야 받는 것이 관례. 12년밖에 되지 않은, 30대의 한 소방장이 근정포장을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나이나 근속 기간이 아닌 공적을 중심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한 소방장은 이날 훈포장을 받은 80여 명 중 가장 낮은 직급의 인물.
소방의 날 기념식 제48회 소방의 날 기념식이 김황식 국무총리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박연수 소방방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참석 소방 공무원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그동안 한 소방장은 세계를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2003년 12월 이란에서 일어난 대지진 현장에 직접 가서 구조활동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2004년 12월 태국에서 일어난 지진해일 현장, 2008년 5월 중국 대지진 현장 등 국제적 재난 현장에는 빠짐없이 출동했다. 올해 1월에는 아이티 지진 현장에 구조견과 함께 가서 생존자를 구했다. 많은 구조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을 묻자 한 소방장은 올 3월 일어난 천안함 폭침사건 현장을 꼽았다. 함께 구조활동을 펼친 고 한주호 준위 때문이다. 한 준위는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에서 한 소방장을 가르친 교관이기도 했다. 그는 “감정이 북받쳐 어떻게 해야 할지 앞이 캄캄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한 소방장은 수상 직후 “앞으로 물놀이 사고를 비롯한 수난 구조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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