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숭실중 3학년 임종범 군(15)은 유치원 때부터 곤충, 특히 개미에 끌렸다. 사회성을 갖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임 군은 “곤충이 대부분 혼자 다니는데 여럿이 짝지어 다니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개미는 진딧물과 공생관계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하면 개미가 진딧물을 보호해주면서 감로를 받아먹는 모습이 꼭 가축을 키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군의 곤충사랑은 고입 준비로 바빴던 올해까지 이어졌다. 임 군은 현재 집에서 아시아권에 3종류가 있는 여왕개미 가운데 2종류를 기르고 거미, 끈끈이주걱도 키운다. 단지 곤충을 기르는 데만 관심이 머문 건 아니었다. 틈나는 대로 도서관을 찾아 생태학, 분류학 공부도 열심이었다.
임 군의 곤충사랑은 세종과학고 ‘자기주도 학습 전형’ 합격으로 결실을 봤다. 이 학교 최수일 영재교육부장(입학사정관)은 “면접을 보면서 ‘시설이 부족해 기숙사에 곤충을 못 데려올 텐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아이들한테 한 마리씩 분양하고 키우는 법도 알려줄 테니 제발 가지고 들어오게 해달라’고 부탁하던 학생”이라고 소개했다.
2011학년도 전국 과학고 입시에서는 임 군처럼 독특한 경력을 지닌 학생이 여럿 뽑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무조건 수학 과학 1등을 뽑던 데서 벗어나 전형 방식을 다양화한 결과”라고 소개했다.
동대구과학고에 합격한 김아영 양은 1학년 1학기 때 중간 수준이던 수학 교과 성적이 3학년 1학기 때는 상위 1%에 들 정도로 크게 올랐다. 잠재력을 인정받아 합격의 영광을 누렸다. 방현웅 군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충북과학고 신입생이 될 수 있었다. 인천과학고 이성계 군은 친구들이 올림피아드에 매달릴 때 한국수학교육학회에 ‘사각형 종이의 접고 펼친 흔적과 패턴의 관계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수학 마니아’였다.
교과부는 2012학년도 과학고 입시에서는 자기주도 학습 전형 선발 비율을 현재 33%에서 50%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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