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2년 8개월만에 1364승… 린하이펑 9단 제쳐
세계 최다승 기록은 한국 조훈현 9단의 1835승
일본에서 활동 중인 프로기사 조치훈 9단이 일본 프로바둑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조 9단은 23일 열린 59기 왕좌전 예선 결승에서 린한제 7단을 189수 만에 불계로 누르며 통산 1364승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린하이펑 9단이 갖고 있었다. 1968년 4월 데뷔전을 치른 조 9단은 42년 8개월 만에 대기록을 달성했다.
조 9단은 지난달 11일 최다승 타이를 기록한 뒤 2연패를 당했고 이달 2일 이마무라 도시야 9단을 꺾었으나 같은 날 린하이펑 9단도 승리를 기록해 기록 달성이 늦춰졌다. 대기록의 제물이 된 대만 출신의 린한제 7단은 린하이펑 9단의 제자다. 다승 랭킹 3위인 고바야시 고이치 9단은 1294승으로 70승 차이를 보이고 있고 린하이펑 9단은 68세여서 조 9단의 최다승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 9단은 1999년 8월 야마다 기미오 9단을 이기며 1000승을, 2008년 6월 33기 기성전 본선리그에서 왕리청 9단에게 불계승하며 1300승을 달성했다.
조 9단은 6세 때 일본으로 바둑 유학을 떠나 기타니 도장에서 수학했다. 만 11세 9개월에 입단해 당시 일본 최연소 입단 기록을 세웠다. 그는 1980년 메이저 기전인 명인을 따내며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했고 1983년 기성전에서 3연패 뒤 4연승의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대삼관(랭킹 1∼3위 기전인 기성, 본인방, 명인을 동시에 차지하는 것)을 달성해 일본바둑계의 1인자에 올랐다.
조 9단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86년 기성전 도전기를 앞두고 큰 교통사고를 당해 휠체어 대국까지 뒀으나 고바야시 고이치 9단에게 패하며 1인자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1987년 천원을 획득하며 일본 공식 7대 기전에서 모두 우승하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뒤 1989년 본인방을 획득하며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이후 본인방전에서 10연속 우승했다. 또 1996∼1998년 3년 동안 대삼관을 유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3년에 삼성화재배 세계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좌우명처럼 매판 초읽기에 몰리는 치열한 바둑을 둬 ‘집념의 승부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타이틀 획득 수에서도 71개로 얼마 전 타계한 사카다 에이오 9단(64개)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조 9단의 통산 성적은 2104전 1364승 7무 733패이다. 다승 세계기록은 조훈현 9단의 1835승이며 이창호 9단(1537승) 서봉수 9단(1476승)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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