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전광진 교수 15년째 초등생 사전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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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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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철은? 용의 수염처럼 생긴 쇠줄!


일반 국어사전에서 ‘용수철(龍鬚鐵)’의 뜻을 찾아보면 ‘늘고 주는 탄력이 있는 나선형으로 된 쇠줄’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왜 하필 용수철이라는 한자어로 만들어지게 됐는지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설명이다.

“용수철이라는 단어는 용 룡, 수염 수, 쇠 철이라는 한자로 만들어져 ‘용(龍)의 수염(鬚)처럼 생긴 쇠(鐵)줄’이라는 뜻을 가집니다.” 이해하기가 한결 쉽다.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 전광진 교수(55·사진)는 15년 동안 초등학생들을 위한 종이사전인 ‘초중교과 속뜻학습 국어사전(초등속뜻사전)’을 펼쳐 내오고 있다. 27일 세 번째 사전을 출간했다.

일반 사전이 단어의 뜻을 간략히 설명하는 데 그치는 반면 속뜻사전에서는 한자 풀이를 통해 왜 그런 뜻이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같은 뜻의 영어 단어와 사용례, 비슷한 말, 반대말 등 가능한 한 풍부한 내용을 곁들여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다. “초등학교 3, 4학년은 사용하는 어휘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로 이때 어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이후의 언어 교육은 소용이 없습니다. 어휘력이 곧 언어 능력이고 언어 능력이 평생의 학습 능력을 좌우합니다.”

전 교수가 돈이 되지 않는 종이사전 편찬에 매달리게 된 데는 15년 전 초등학생이던 자녀를 가르치다 일반 사전의 한계를 실감한 게 계기가 됐다. “아이가 형광등(螢光燈)이나 예각(銳角), 용수철, 용매(溶媒) 같은 단어를 물어보는데 일반 사전에는 딱딱하고 짧은 설명 외에 속 시원한 풀이가 없어 오히려 공부하는 자녀에게 상실감만 안겨주더군요.”

전 교수는 이를 계기로 2005년 한자어 어휘력과 학력 신장의 함수 관계를 연구한 ‘한자의 특질을 활용한 LBH 교수학습법 개발’이라는 논문을 쓰고, 2007년과 2008년 이를 활용한 한자어 전문사전 두 권을 연달아 발간했다. 전 교수는 속뜻 사전의 의미를 암기에서 이해로 가는 초등교육의 전환점을 제공한다는 데서 찾았다. “암기(暗記)는 어두운 곳에서 기록을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교육 방식에서 이해(理解) 즉, 이유를 풀어 아는 교육을 해야 합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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