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간 노점상을 하며 모은 돈 2000만원을 인근 고등학교에 기부한 김옥계 씨(왼쪽)가 29일 대구교육청에서 우동기 대구시교육감으로부터 교육발전 유공자 상패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시교육청
“인생을 산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던 할머니가 인근 계성고에 장학금 2000만 원을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주인공인 김옥계 씨(78)는 30여 년간 방석, 밥보자기 등을 팔아 모은 돈을 올해 10월 내놓으면서 “이렇게 돈을 쓰니까 얼마나 좋으냐”며 함박웃음을 지었다고 학교 측이 전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9일 김 씨를 올해 학교교육 발전 유공자로 선정했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김 씨는 지난해 자율형사립고로 지정된 계성고의 등록금이 비싸다는 얘기를 듣고 장학금 기부를 결심했다. 그는 46세 때 남편을 잃고 홀로 2남 4녀를 키울 정도로 억척이었다. 김 씨는 시내버스 요금을 아끼려고 중구 서문시장에서 북구 칠성시장까지 매일 걸어서 방석 천을 사오는 등 근검절약을 실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일 1만 원씩 한푼 두푼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는 최근 고령으로 일을 그만뒀다.
김 씨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구시내 노인 무료 급식소인 자비의 집에 매월 쌀 10포를 기증하고 있다. 노점 일을 그만두고서는 1주일에 세 차례씩 자비의 집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한다. 김재현 계성고 교장은 “노점상을 하던 할머니가 큰돈을 기부해 놀랐다”면서 “평생 모은 돈을 내면서도 아까워하기는커녕 오히려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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