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마약에 빠져 노숙인으로 전락했다가 ‘신이 내린 목소리’로 순식간에 인생 역전에 성공한 아들이 20년간 떨어져 지냈던 90세 노모와 눈물의 재회를 했다. 한때 건실한 청년이었지만 잘못된 길에 빠져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뒤 극적으로 재기한 이 50대 미국인의 스토리는 이번 주 내내 미국인의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주인공은 미국 오하이오 주 컬럼비아 시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테드 윌리엄스(53). 그리 어렵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그는 타고난 중후한 목소리로 젊을 때는 지역 방송국의 라디오 DJ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30대에 접어들어 술과 마약에 탐닉하면서 감옥에도 여러 차례 들락거리는 등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버렸다. 지난해 5월 윌리엄스 씨가 절도죄로 경찰에 체포됐을 때 당시 법원 기록에는 그의 주소가 ‘컬럼버스 시의 도로’라고 돼 있었다.
윌리엄스 씨의 비참한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온 것은 지난해 12월. 컬럼버스 시 도로변에서 ‘나는 신이 내린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쓴 종이조각을 들고 지나가는 자동차를 상대로 구걸을 해오던 그는 인근 주민에게 일찌감치 ‘명물 노숙인’으로 유명해졌고 한 지역신문 기자가 그를 취재하기에 이르렀다. 기자가 “돈을 벌고 싶으면 목소리를 한 번 들려 달라”고 하자 윌리엄스 씨는 매력적인 저음으로 라디오 DJ를 흉내내는 퍼포먼스를 했고 이 장면은 3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왔다. 이 동영상의 조회수는 얼마 전 무려 1000만 회를 돌파했다.
하루아침에 인기스타로 떠오른 윌리엄스 씨에게 전국 각지에서 일자리와 광고 촬영 등의 제의가 쇄도했다. 특히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팀은 그에게 장내 아나운서 자리와 함께 그의 생활비도 함께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미국 NBC, CBS 등 주요 방송사는 그의 인생에 대한 일련의 특집 보도를 했고 6일에는 윌리엄스 씨가 그동안 따로 살던 어머니와 20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는 장면도 방영했다.
이날 뉴욕 시의 한 호텔 방에서 만난 두 사람은 TV방송으로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를 얼싸안았다. 윌리엄스는 “엄마, 안녕”이라고 몇 번을 말한 뒤 “제가 돌아왔어요. 내가 올해 오겠다고 했잖아요”라며 어머니인 줄리아 윌리엄스 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어머니가 “더는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라고 하자 아들은 “이젠 안 그럴 거예요. 전 모든 걸 이겨냈어요”라고 답했다. 어머니는 별도 방송 인터뷰에서 “신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셨다”며 “나는 아들이 잘되는 것을 보고 죽을 수 있기를 기도해왔다”며 감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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