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광장 옆 9.5m 동상… “공자타파” 毛의 초상화 바라봐
中, 정부 차원서 서구 문화에 대응할 ‘소프트 파워’ 활용 의도
중국의 심장부라 불리는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 부근에 아파트 4층 높이의 거대한 공자(孔子) 동상이 11일 세워졌다. 공자를 중국 ‘소프트파워’의 아이콘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들어있다.
중국 정부는 톈안먼 광장 동쪽 국가박물관 북문 광장에 청동으로 만든 공자 동상을 세워 11일 낙성식을 가졌다고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12일 보도했다. 공자 동상은 동상의 높이 7.9m, 기단 높이 1.6m 등 높이가 9.5m에 이른다. 공자의 노년기 모습을 형상화한 이 동상은 유명 조각가인 우웨이산(吳爲山·49)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 겸 중국조각원 원장이 제작했다. 공자 동상은 공교롭게도 톈안먼에 걸린 마오쩌둥(毛澤東) 전 국가주석의 거대한 초상화를 창안제(長安街)를 사이에 두고 비스듬히 마주본다. 마오 전 주석의 초상화는 높이 6m, 폭 4.6m이다. 마오 전 주석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6년 숨지기까지 봉건주의 자본주의를 상징한다면서 공자를 공격했다. 그를 옹호하는 홍위병은 중국 대륙을 휩쓸면서 공자 동상을 박살냈고 사당을 불살랐다. 이른바 공자 사상을 옹호한 린뱌오(林彪)와 공자를 싸잡아 비판한 비림비공(批林批孔) 운동이다.
동상의 정확한 위치는 톈안먼 광장이 아니다. 하지만 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자리에 있다. 톈안먼 광장은 말할 필요도 없는 중국의 핵심이다. 명나라 때인 14세기부터 이 광장은 존재했고 중국 역사의 굴곡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1966년 100만 홍위병이 모여 한 손에 마오 전 주석을 연호한 곳도,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밤을 지새운 곳도 톈안먼 광장이다. 나아가 공자 동상이 중국 국가박물관 앞에 세워진 것에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중국 국가박물관은 3년 반 동안의 대대적인 수리를 거쳐 올해 3월 개관할 계획이다. 중화문명의 찬란한 정수(精髓)만을 모아 전시할 것이라는 기대로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국가박물관이 마스코트로 공자를 선택한 것이다. 공자가 중국 역사의 가장 위대한 인물인 것을 공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년 전부터 중국 공산당과 정부는 서구 문화에 대응하는 중국의 ‘소프트파워’로 공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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