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에도 한류… 한국학 전공까지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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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2일 03시 00분


마그누스대 동아시아연구소 지카스 소장 “발트 3국 중 유일”

한국 음식과 노래에 대한 관심을 한국학 차원으로 넓힐 방안은 없을까. 리투아니아의 비
타우타스 마그누스대에서 동아시아지역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아우렐리유스 지카스 씨(오른쪽)는 이 대학 서진석 연구원과 함께 고민 중이다.
한국 음식과 노래에 대한 관심을 한국학 차원으로 넓힐 방안은 없을까. 리투아니아의 비 타우타스 마그누스대에서 동아시아지역연구소장직을 맡고 있는 아우렐리유스 지카스 씨(오른쪽)는 이 대학 서진석 연구원과 함께 고민 중이다.
“보아, 2NE1, 동방신기 등 한류 덕분에 대학에 한국학 전공까지 생겼습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 있는 비타우타스 마그누스대는 2008년부터 동아시아지역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석사과정에 한국학 전공을 개설했다. 발트 3국 중 유일하다.

17일 방한한 아우렐리유스 지카스 동아시아지역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위상이 커지면서 일본학과 중국학만 있던 동아시아지역학 석사과정에 한국학 전공도 포함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 역사 정치 경제 언어에 관한 수업을 진행 중인데 현재 15명이 공부한다.

리투아니아에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일은 의외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1991년 한국과 외교관계가 수립됐지만 한국대사관이 없어 홍보가 거의 없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한류 덕분에 사정이 달라졌다. 2005년부터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한국 문화에 매료된 학생들 덕분이었다. 지금은 ‘한류클럽’이라는 이름의 동아리까지 생겼을 정도.

한국의 음식 춤 노래 드라마 영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학문으로 이어졌다. 전공이 개설된 지 3년밖에 안 됐지만 재일동포, 북한 여성의 인권실태, 한국의 환경 문제에 대해 논문을 쓰는 학생이 생겼다.

가장 인기 있는 전공과목은 서진석 연구원(38)이 진행하는 한국어 강좌다. 서 연구원은 “영화, 가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니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가을부터는 한국학을 석사과정뿐 아니라 학부생에게도 개방하려 한다. 한국어 강좌도 4단계에서 8단계로 늘리고 문학사 등 다양한 수업을 개설할 계획.

그러나 한국학을 제대로 강의할 교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 혼자 강의하는 서 연구원은 “한국 정치와 역사를 전공한 교수가 오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교수 파견을 신청했음에도 지원자가 없었다.

일본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이 자국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엄청나다. 매년 교수를 파견하고 도서를 보내고 연구비를 지원한다. 또 독도나 동해 관련 자료를 보내고 대사관에서 학생을 위한 문화행사를 해마다 지원한다. 일본에 대한 친근감이 높은 이유다.

리투아니아 국민이 한국에 많은 관심을 갖는데도 한국 정부 차원의 홍보와 지원은 거의 없다. 서 연구원은 “정보가 부족하니 학생들이 역사나 사회 문제를 잘못 알기도 하고 또 한국에 대한 관심이 금방 식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지카스 소장은 “외국에서 어떤 이미지를 갖는가는 홍보 노력에 달렸다. 한국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 한국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이가혁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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