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앞 문화의 상징 ‘클럽데이’가 28일 117회 행사를 끝으로 10년 만에 중단된다. 2001년 3월 4개의 클럽이 모여 시작한 클럽데이는 현재 18개 클럽이 참여해 홍익대 앞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클럽데이를 주관하는 클럽문화협회는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클럽데이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일대에서 열리는 클럽데이는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2만 원짜리 표 한 장을 사면 클럽데이에 참여한 DJ 중심의 댄스클럽과 공연 중심의 라이브 클럽을 마음껏 드나들며 즐길 수 있는 음악 축제.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표 한 장으로 다양한 클럽문화를 접할 수 있고, 참여 클럽들은 수익금을 똑같이 나눠 가지기 때문에 클럽의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어 홍익대 주변의 독특한 문화를 일궜다는 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클럽문화협회 측은 “작은 성공에 취해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동안 외부의 유사 클럽, 이태원과 강남의 클럽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한 채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고 클럽데이의 잠정 중단 이유를 밝혔다.
클럽데이가 1990년대 후반 쇠퇴 조짐을 보이던 라이브 클럽을 키우고 다양한 음악을 즐기는 클럽문화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지만, 매번 1만여 명이 모일 정도로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처음의 분위기와 개성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한 클럽 관계자는 “초창기 일렉트로닉, 힙합, 록, 재즈, 펑크 등 다양한 음악을 즐겼던 ‘클러버’들은 이제 클럽데이에 오지 않는다”며 “일부 클럽은 대중가요만 틀고 조명을 지나치게 어둡게 해 나이트클럽과 무엇이 다른지를 고민해야 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클럽데이를 중단하는 동안 “다른 지역의 클럽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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