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으로 시작하는 ‘초록바다’와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이라는 가사로 친숙한 ‘우산’을 비롯해 ‘바닷가에서’ ‘귀뚜라미 노래잔치’ ‘도라지 꽃’ ‘화음 삼형제’ 등 동요 300여 곡을 작곡했다. 이 중 12곡은 교과서에 수록돼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1922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선천중학교와 신의주사범학교를 수료하고 서라벌예대 음악학과를 졸업했다. 1947년부터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작곡 활동을 시작해 1977년 제1회 한국아동음악상을 수상했고, 1997년에는 제7회 반달동요대상을 받았다.
41년 동안 교직에서 활동하며 서울시교육청 음악담당 장학사와 은평초등학교 교장 등을 지낸 뒤 퇴직한 후에도 한국아동음악상 심사위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평의원 등으로 활동하며 아동음악 발전에 공헌했다.
밝고 경쾌한 고인의 동요는 6·25전쟁 후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 음악가이기에 앞서 교사로 아이들에게 남다른 사랑을 보였던 고인은 사재를 털어 재직하던 학교에 합주단을 만드는가 하면, 은퇴한 뒤에도 TV에서 방영하는 동요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시청하며 참가자 및 후배들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유족은 아들 택남 씨(전 중앙고속 소장)와 딸 난수 인수 정수 현수 씨 등 1남 4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6시 반. 02-3410-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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