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중대 병력으로 중공군 400명과 사투를 벌여 고지를 확보하고 전공을 세운 루이스 밀렛 미군 대위(사진). 그를 기리는 행사가 8일 한미연합사령부 주최로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렸다.
오산기지 내 밀렛 대위의 이름을 딴 밀렛 도로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프리 레밍턴 미7공군 사령관과 존 존슨 미8군 사령관 등 한미연합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메인 주 출신인 밀렛 대위는 6·25전쟁 당시 미8군 25사단 27연대 이지 중대장으로 참전했다. 그가 이끄는 중대는 1951년 2월 7일 오산기지 내 180고지 일대에서 중공군 400명의 기습을 받았다.
중공군의 기습에 중대원들이 당황하며 사기가 떨어지자 밀렛 대위는 총에 착검한 뒤 선두에 서서 적의 수류탄이 빗발치는 전장을 뚫고 적 진지를 향해 쏜살같이 내달리며 수많은 적을 육박전으로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밀렛 대위는 적이 던진 수류탄 파편을 맞아 다리에 중상을 입었지만 고지를 점령할 때까지 앞장서서 전투를 지휘했다.
이런 중대장의 모습을 본 중대원들은 사기가 충천해 대대 규모의 중공군을 무찌르고 180고지를 확보하는 전과를 올렸다. 밀렛 대위와 중대원들은 치열한 전투 끝에 47명을 사살하고 60여 명을 생포했다. 기관총 등 다수의 장비도 노획했다.
이후 이 전투지역은 ‘육박전 고지(Bayonet Hill)’로 불렸고, 미군 역사상 마지막 총검전투 전승지로 기록됐다. 미군은 1998년 밀렛 대위의 이름을 따 오산기지 내 180고지 도로를 밀렛 도로로 이름을 바꿨다.
밀렛 대위는 이 전투의 공로를 인정받아 미 대통령이 의회 명의로 수여하는 명예대훈장을 받았으며 ‘육박전의 영웅’으로 칭송을 받았다. 그는 베트남전쟁에도 참전해 은성무공훈장 등 많은 훈·포장을 받았으며 1973년 육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이후로도 한국을 찾아 6·25전쟁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그는 2009년 11월 88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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