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DPRK 2012’ 세미나에서 한반도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팰러앨토=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중동 민주화 혁명의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24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북한에서도 재스민 혁명이 가능할지를 짚어주는 특별세미나가 열렸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주최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2012’를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북한 국내 정치 △북한 경제 △북한과 이웃국가 △북한 변화 시나리오 등 4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됐다. 마이클 아머코스트 전 주일본 미국대사와 김학준 동아일보 고문, 박수길 전 유엔대사,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윌리엄 뉴컴 미 재무부 선임 이코노미스트 등 북한문제 전문가 20여 명이 참석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한국학프로그램 부소장은 “북한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북한이 금방 무너지거나 민주화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이 무너지려면 적어도 수년, 혹은 수십 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고문은 “당과 군의 매우 강력한 인사들이 김정은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젊다는 이유만으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새 권력은 김정일과 김정은의 공동 정권으로 성격을 규정해야 한다”며 “북한의 김정은이 마지막 통치자가 될 것이며 이후 북한은 붕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컴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북한의 경제가 다시 한번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한은 중국의 경제적 쇼크에 위험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월더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식 경제개혁은 북한 경제에 해법을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제개혁은 북한 정권의 기반을 위협할 수도 있어 북한 지도부가 완전한 중국식 개혁을 선택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최한 아태연구소는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연구기능과 정책현안 진단을 효율적으로 결합한 활발한 활동으로 매년 괄목한 만한 성장을 거듭해 미국에서 북한 문제와 한미동맹 등 한반도 관련 연구실적 및 활동역량에서 톱클래스로 평가받는다. 한국학프로그램을 통해 한미 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교육과 연구 기회를 제공해왔는데 한국에서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윤호 주러시아 대사, 김숙 국정원 1차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박원순 변호사, 박세일 서울대 교수 등이 이곳을 거쳐 갔다.
신기욱 아태연구소장은 “내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 문제는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 인사들과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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