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적자 감당 못해… 파산보호 신청합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8일 03시 00분


110년 역사 자랑 美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공연 모습. 지휘자는 2008년 이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거장 샤를 뒤투아이다. 동아일보 DB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공연 모습. 지휘자는 2008년 이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로 취임한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거장 샤를 뒤투아이다. 동아일보 DB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가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로 결정했다. 1900년에 창립해 볼프강 자발리시, 리카르도 무티, 유진 오르먼디 등의 세계적인 지휘자가 거쳐 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보스턴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함께 미국 5대 교향악단으로 꼽힌다.

오케스트라의 리처드 월리 이사장은 16일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필라델피아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기로 의결했다”며 “현재 자금 부족으로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으며 투자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볼티모어 오페라단 등 중소규모 예술단이 파산한 적은 있지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같은 주요 악단이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최근 5년 동안 크게 줄어든 콘서트 관객 수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2009년 수입은 2940만 달러로 2008년(5310만 달러)보다 2370만 달러나 감소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 관계자들은 예정된 콘서트를 당분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원들은 현재 오케스트라가 재단 기금 1억400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파산보호신청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사회는 기금 사용이 제한돼 있어 불가피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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