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수, 동국대에 12억 기부 약속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0일 03시 00분


“친형제처럼 지내는 한국인교수 연구에 도움되길”

한국과 아무 연고가 없는 한 미국 교수가 동국대에 12년에 걸쳐 약 12억 원을 ‘무조건 기부’하기로 했다. 동국대는 19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시카고 캠퍼스에 재직 중인 시바링암 시바난탄 교수(54·사진)가 ‘무조건 기부’의 시작으로 4500달러(약 490만 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가 고향인 시바난탄 교수가 아무 조건 없이 동국대에 기부를 하기로 결심한 것은 평소 친형제처럼 지내는 한국인 ‘형님’ 강태원 동국대 물리학과 교수 때문이다.

태양전지를 전공하는 시바난탄 교수와 강 교수는 18년 전 프랑스 칸에서 열린 한 국제학회에서 처음 만났다. 같은 분야를 전공해 연구에도 서로 도움이 되는 데다 인간적인 매력이 겹쳐 지금까지 친형제 이상으로 지내고 있는 것. 강 교수 덕분에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인 시바난탄 교수는 강 교수를 “형님”이라고 부르며 따르고 있다.

2009년 강 교수가 교육과학기술부 국외우수연구소장을 맡자 시바난탄 교수는 “형님 연구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강 교수가 몸담은 동국대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에 12년에 걸쳐 105만 달러(약 12억 원)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이날 기부는 12년 릴레이 기부의 첫걸음이다. 강 교수는 “태양전지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시바난탄 교수가 지난해 사업이 무척 어려워져 집을 팔기도 했다”며 “아직 형편이 어려운데도 약속을 지키겠다며 선뜻 기부를 해 감동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시바난탄 교수의 기부금을 양자기능반도체연구센터 기금으로 적립해 이 연구센터가 수행할 과제와 국외우수연구소 분소사업 진행에 사용할 예정이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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