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이 미국에서 여전히 현역 판사로 활약하고 있다. AP통신 등 미국언론들은 22일 캔자스 주 위치토 법원에서 일하는 웨슬리 브라운 판사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1907년생인 그는 올해로 만 104세다. 브라운 판사는 1962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50년째 연방 판사로 재직 중이다. 미국의 연방 판사는 종신직이기 때문에 고령이 많은 편이지만 100세를 넘긴 것은 이례적이다.
브라운 판사는 보통 전동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입장한다. 변호사나 검사 등이 존경의 표시로 침묵을 지키는 가운데 그는 코에 연결된 산소탱크 튜브를 조절한 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개정을 선언한다.
공식 업무 시간은 주중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재판을 주재하고 소송서류를 검토하는 등 여느 젊은 판사들과 같은 일을 한다. 브라운 판사는 1979년 월급은 받되 자신이 원하면 업무량을 줄여주는 ‘시니어 판사’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지난달 형사재판을 중단하긴 했지만 최근까지 사실상 ‘풀타임’ 근무를 하며 정력을 과시해왔다.
브라운 판사는 피고인에 대한 동정심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티켓 암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징역형을 선고하면서 “당신은 좀 더 좋은 일을 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 인생에서 성공하길 빈다”며 위로했다. 또 판사로서의 수많은 경험을 동료들과 공유하는 한편 항상 책상에 컴퓨터를 놓고 최신 트렌드를 공부한다. 브라운 판사는 “공공을 위한 서비스는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며 “이 나라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나라로 만든 뒤 일을 관두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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