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의학 우수성 알리는 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6일 03시 00분


대통령 한방주치의 3년만에 부활… 류봉하 경희대 한방병원장 임명
진수희 장관이 건의… 3대째 한의사 집안… 류원장 “양방 존중하며 한방 최대한 활용”

“양방 치료를 존중하면서 한방을 최대한 활용해 대통령과 가족을 치료하겠습니다.”

25일 이명박 대통령 한방 주치의로 내정된 류봉하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원장(62·사진)은 “한방의 장점”을 힘주어 말했다.

대통령 한방 주치의는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도입돼 신현대 전 경희의료원 한의대 교수가 첫 주치의를 맡았다. 현 정부 들어 3년간은 공석으로 남겨져 있었다.

류 내정자는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한 뒤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한방자문위원을 지냈으며 2007년부터 국방부 의료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병원에서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나 만성 설사, 궤양성 대장염, 만성피로, 소화기암 등의 한방 소화기내과를 맡고 있으며 할아버지부터 시작해 3대째 한의사 집안이다.

이 대통령과의 특별한 사적 인연은 없다고 한다. 올 초 ‘한의약 육성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확정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 대통령에게 한방 주치의를 둘 것을 건의했고 대한한의사협회로부터 복수 후보를 추천받아 내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돈인 서울대 의대 최윤식 명예교수만을 양방 주치의로 둬 왔다.

대통령실 운영 규정 10조는 주치의 예우는 차관급으로 하고 의사와 한의사 각 1인을 위촉할 수 있으며 상호 협의하에 진료하되 최종 결정은 의사인 주치의가 하도록 돼 있다. 대통령 주치의는 비상근이지만 상황 발생 시 30분 이내에 청와대에 도착해야 한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한의사 주치의 위촉을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린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류 내정자는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장을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지냈으며, 한방의 과학화 및 현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의사로 유명하다.

2006년 경희 한약물연구소를 개설해 신제형 한약 28가지를 개발해 한방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신제형 한약은 동의보감 처방을 현대식으로 해석해 캡슐형 젤리형 분말형 등 복용하기 편하도록 만든 약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방 주치의 부활로 양·한방 협진의 길을 열었다”면서 “한의학의 세계화 및 한의학 육성 발전에 기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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