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207cm 국내 최장신 센터 활약 한기범씨
농구인들 마음 모아 ‘동병상련’ 김영희씨 돕기나서
혈관계 희귀 질환인 마르판증후군(거인병)으로 아버지와 동생을 잃었다. 1980년대 국내 최장신(207cm) 센터로 이름을 날렸던 그 역시 1996년 은퇴 후 같은 병과 싸웠다. 두 차례 목숨을 건 심장 수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뒤 그는 나눔 전도사로 변신했다.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의정부체육관에서 심장병 어린이, 다문화가정, 농구 꿈나무 지원 희망농구 올스타전을 개최한 한기범 희망재단 이사장(48) 얘기다.
한 이사장은 왕년의 농구 스타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1980년대 여자농구 스타 김영희 씨(48)를 돕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나와 같은 거인병으로 영희가 고생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농구인들의 마음을 모으기로 결심했다”며 “나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거인병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5cm 장신 센터로 1980년대를 주름잡던 김 씨는 1987년 훈련 중 쓰러져 뇌종양 진단을 받고 갑작스럽게 은퇴했다. 대수술을 받고 생명의 고비를 넘겼지만 2002년 거인병 진단을 받고 다시 절망해야 했다. 신체뿐 아니라 내장기관이 계속 커져 심장마비의 위험을 안고 10여 년을 버텼다. 매달 약 190만 원이 들어가는 주사를 맞아가며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김 씨는 “처음 거인병 진단을 받고 동기인 기범이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오늘 받은 농구인들의 사랑을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베풀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 씨는 최저 생계비로 살고 있지만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8년째 돌보고 있다.
농구인들의 성금을 전달받은 김영희 씨는 허재, 강동희, 김주성, 하승진, 김효범, 박찬숙 등 농구 스타들의 자선 경기를 관전했다. 김 씨는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내년에는 건강을 되찾아 행사 진행이라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