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m 요트위서 20개월… 성공, 세계일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8일 03시 00분


윤태근 선장, 한국 출발 한국 귀환 단독항해 첫 성공

길이 11m짜리 요트 ‘인트레피드’를 타고 20개월간의 세계일주 항해를 마친 윤태근 씨가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요트경기장에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길이 11m짜리 요트 ‘인트레피드’를 타고 20개월간의 세계일주 항해를 마친 윤태근 씨가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요트경기장에 도착해 환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정말 세계일주를 끝내고 돌아가는 것인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디쯤 가면 그 느낌이 다가올까? 내가 뭔가를 해내긴 해낸 것인가?’

거친 바다와 20개월간 사투를 벌인 요트인 윤태근 선장(49)이 1일 일본 동남쪽 지치지마(父島)에서 마지막 항해를 시작하면서 쓴 일기의 한 부분이다. 그가 단독 세계일주 항해를 마치고 7일 마침내 부산에 돌아왔다.

그는 2009년 10월 11일 자신의 생일에 거칠고 푸른 바다로 훌쩍 떠났다. 그의 도전은 ‘내가 사는 지구를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꿈과 열정이 전부였다. 무모하리만치 우직한 도전이 605일 만에 성공하는 순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감동과 환희로 가득 찼다. 윤 씨의 항해는 한국을 출발해 한국으로 돌아오는 최초의 단독 세계일주여서 의미가 크다.

총 항해 거리만 5만7400km. 아시아를 거쳐 중동,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까지 방문한 나라만 28개국에 이른다. 당초 1년으로 예상했던 세계일주는 각종 난관에 부닥치면서 8개월이 더 걸렸다.

남아메리카 대륙 끝 에스타도스 섬에서 비글해협으로 항해하는 도중에 거친 해풍을 만났을 때는 죽음 일보 직전까지 내몰렸다. 가장 힘든 건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망망대해에 한 점으로 떠 있는 요트의 자동항법장치와 해도, 무선 교신만이 유일한 안전 수단이었다.

요트 운송대행업을 해온 윤 씨는 세계일주를 위해 7년간 준비해 왔다. 부산 건설업체인 협성르네상스와 지인의 도움을 받아 2억여 원의 경비를 마련해 도전에 나섰다.

윤 선장은 “혈혈단신으로 세계를 한 바퀴 돈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았다”며 “용기를 준 가족과 도움을 준 분들을 떠올리면서 외로움과 거친 바다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선장과 세계일주를 함께한 배는 37피트(약 11m)짜리 타야나 37형 ‘인트레피드’호. 선적은 대한민국이지만 1987년 대만에서 태어났다. 무게 11t, 너비 3.5m의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이다. 추진장치로는 메인 세일, 큰 보조 돛, 전방 보조 돛, 스톰세일, 강풍 시 사용하는 트라이세일, 가벼운 돛 등이 달려 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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