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코너 前대법관 81세의 제2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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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6일 03시 00분


치매 남편 돌보려 2006년 종신직에서 물러나
학생들에 시민윤리 가르치는 비디오게임 도전

온라인 비영리 교육단체를 만든 오코너 전 대법관이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스위크
온라인 비영리 교육단체를 만든 오코너 전 대법관이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하는 학생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스위크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걸린 남편을 돌보기 위해 2006년 1월 종신직 대법관에서 물러난 샌드라 데이 오코너 전 미국 대법관(81)이 온라인 비디오게임에 도전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때리고 부수는 폭력 비디오게임이 아니라 미국 학생들에게 시민윤리 등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학습 온라인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차세대 아이들이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숙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4일 오코너 전 대법관이 미국의 역사와 헌법, 정부조직을 비디오게임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 교육단체 ‘아이시빅스(iCivics)’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이 게임에선 아이들이 의원과 선출직 공무원 및 보통 시민의 역할을 직접 맡으면서 시민윤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게임에서는 파란 머리 아바타가 변호사로 나타나 가끔 아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준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아직도 모든 것을 손으로 쓰는 컴맹이지만 아이들에게 시민의식을 함양하기 위해 이 일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비디오게임 가운데 ‘내가 권리를 갖고 있나요’라는 프로그램에선 아이들이 직접 로펌을 운영하도록 했고, ‘최고의 명령’ 프로그램에선 학생들이 직접 대통령 역할을 맡는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미국 공립학교는 아이들이 바람직한 시민으로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둬 설립됐다”며 “좋은 대학을 가거나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1만2000개 학급에서 오코너 전 대법관의 비디오게임을 이용하고 있고 조회건수는 200만 회를 넘어섰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비디오게임을 이수한 뒤 지역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10대들은 1주일에 40시간을 비디오게임에 몰두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1시간만이라도 시민윤리를 배우는 비디오게임을 하도록 한다면 성공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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