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뮤지컬 ‘명성황후’를 할 때 당시 음악감독 박칼린 씨가 ‘나중에 조로 같은 역을 하면 어울리겠다’고 한 적이 있어요. 남자는 누구나 배트맨, 슈퍼맨 같은 영웅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게 있잖아요. 저도 가끔 쓸데없는 정의감으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합니다.”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뮤지컬 ‘조로’ 제작발표회. 인터파크가 1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여는 공연장 ‘블루스퀘어’의 뮤지컬 전용관 개관 작품이다. 스타급의 뮤지컬 출연 배우들이 함께 앉은 테이블에서 ‘예비 조로’ 조승우(31·사진)의 얼굴은 단연 빛났다.
그는 200명 남짓한 취재진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으며 행사장에 들어설 때도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나러 카페에 들어서는 듯 편안한 표정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부드러운 미소를 거둬들이고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듯 눈을 가늘게 뜨는 것만으로도 친근하던 인상이 날카롭게 변했다. 과연 ‘조지킬(조승우+지킬)’다웠다. 그는 지난해 군에서 제대한 뒤 ‘지킬 앤 하이드’로 뮤지컬계에 복귀했고 5월 초 무대에서 내려올 때까지 그의 출연분은 모두 매진됐다.
그는 “군 입대 전 뮤지컬 ‘헤드윅’을 할 때 공동 프로듀서였던 재키(재키 김) 형이 조로 공연 영상을 담은 CD를 가지고 와 ‘승우 네가 하면 좋겠다’고 해 그때부터 출연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이 작품의 음악을 담당한) 집시 킹스 음악도 찾아 들어보고 ‘Z’라는 글자가 마음에 들어 군 명찰에 들어가는 이름 이니셜을 ‘CHO’ 대신 Z로 바꿔 단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조로는 2008년 7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개릭시어터에서 개막해 8개월 만에 31만 명을 불러 모은 화제작. 귀족 신분을 숨긴 채 서민 편에 서서 악당들을 응징하는 영웅 ‘조로’의 모험담이다. 박건형 김주현과 함께 트리플 캐스팅된 조승우는 총 95회 공연 중 30여 회에 출연할 예정이다
상대역인 여자 주인공 루이사 역에는 조정은, 구원영이 더블 캐스팅됐다. 공연은 11월 4일∼내년 1월 15일. 3만∼13만 원. 02-548-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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