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췌도(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를 가진 돼지가 태어났다. 이 돼지는 췌도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와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 등 연구진은 췌도를 이식했을 때 발생하는 면역거부반응을 조절할 수 있는 형질전환 복제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췌장에는 세포들이 뭉쳐 마치 섬처럼 떠다닌다. 이것이 바로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췌도다. 제1형 당뇨병은 췌도가 손상돼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는다. 건강한 췌도를 이식하지 않는 한 하루에 서너 차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의학적으로는 췌장 전체를 이식하는 것보다 췌도만 이식하는 게 안전하다. 췌장처럼 장기 전체를 이식하면 몇 분 만에 생명을 앗아가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 생긴다. 하지만 췌도는 직접 혈관을 연결하지 않고 몸속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식할 수 있어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이 없다.
그 대신 췌도를 이식하면 혈액이나 세포 매개성 거부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런 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단백질(sTNFRI-Fc)을 돼지에게 발현시켜 염증반응 등 면역거부반응을 없앴다. 양재석 교수(서울대 의대 장기이식센터)는 “국내에서 당뇨병 치료용 복제돼지 연구가 몇 년간 이뤄졌지만 면역거부반응 문제를 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형질전환 돼지를 자연교배해 새끼 돼지(2세대)도 3마리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식 분야의 저명 학술지 ‘트랜스플랜테이션(Transplantation)’ 6월 2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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