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울역사, 중앙홀 天窓 등 1925년 모습으로 복원
공연… 전시… ‘역사와 어울린 문화공간’ 내달 9일 개관
중앙홀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귀빈실에서는 열차를 기다리던 대통령들의 흔적을 만나고 그릴에서는 미술품을 감상한다.
2004년 KTX 서울역사가 생기면서 사용이 중단됐던 옛 서울역사(사적 284호)가 1925년 신축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옛 서울역사 복원 및 문화공간화 사업을 추진해온 문화체육관광부는 14일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현장 내부를 공개했다. 8월 9일 개관식을 갖고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된다.
르네상스 양식의 서울역사는 국내 근대건축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로 꼽힌다. 지상 2층, 지하 1층에 총면적 9202m². 1층에는 대합실과 귀빈실, 2층에는 이발소, 레스토랑이 있었고 지하는 사무실로 사용했다.
앞으로 1층 중앙홀은 공연 전시 이벤트 카페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일제강점기 한국 최고의 양식당으로 유명했던 2층 그릴은 공연 전시 세미나 회의 등을 위한 다목적홀로, 2층의 나머지 공간은 아카이브 기획전시실 및 사무공간으로 활용하게 된다.
1층 중앙홀에서 돋보이는 것은 천장에 있었던 천창(天窓) 복원. 중앙홀 천장은 원래 8m×8m의 스테인드글라스 천창이었다. 6·25전쟁으로 파괴된 뒤 이곳을 폐쇄했다. 복원을 통해 이곳을 다시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살린다.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은 인천가톨릭대의 조광호 신부가 맡았다. 작품은 7월 말에 설치된다.
1970년대까지 대통령이 이용했던 1층 귀빈실도 되살렸다. 1920년대 사진을 토대로 벽난로와 몰딩, 벽지 등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2층 이발실은 서울역사 복원 과정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복원 공사를 맡은 안창모 경기대 교수(건축학)는 “1925년 시점으로 건물을 복원하되 서울역의 80년 역사를 모두 담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옛 서울역사의 이름은 ‘문화역 서울 284’로 정해졌다. 문화가 있는 사적 284호라는 의미다. 공간 활용을 맡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8월 11일부터 내년 2월 11일까지 6개월 동안 서울역사에서 개관특별전 ‘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전시 공연 영화상영 등 60여 건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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