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이 남비아르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장(68·사진)은 14일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리더십의 특장을 이렇게 평가했다. 한국의 유엔 가입 20주년 기념행사(12일)에 참석하기 위해 10일 방한한 남비아르 실장은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임기 초반 부정적 평가가 나왔던 반 총장의 연임 성공 비결을 들려줬다. 인도 국가안보보좌관, 유엔대사 등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인 그는 2007년 1월 반 총장이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직후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5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남비아르 실장은 선임 사무차장이며 반 총장, 아샤로즈 미기로 사무부총장에 이어 유엔 사무국 서열 3위다.
“반 총장은 첫 임기 초반 ‘(활동이) 안 보인다’는 비판을 들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반 총장에게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처럼 유엔헌장의 규범을 설파하며 국제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세속 교황(secular pope)’이 돼야 한다는 얘기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반 총장은 따르지 않았습니다.”
반 총장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수행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주력했다는 얘기였다. “반 총장은 모든 만남에서 반드시 ‘약속(commitment)’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또 실제로 유엔 회원국에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합니다. 회원국에 대한 진정한 존경심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특히 반 총장 리더십의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성실성(sincerity)이다. 그는 늘 각 회원국으로부터 듣고 배우려 한다”며 “반 총장을 비난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반 총장의 리더십에 감동한다. 한마디로 겸손의 효과다”라고 평가했다.
남비아르 실장은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유엔한국위원단의 인도 대표로 낙동강 전선을 돌아보다 지뢰 폭발로 숨진 나야 대령의 조카사위이다. 그는 13일 부인과 함께 대구에 있는 나야 대령의 기념비를 찾아 “기념비가 잘 보존돼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남비아르 실장은 14일 한국을 떠나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로 돌아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