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파 취사병이 만든 짬밥 “병사들 밥먹는 표정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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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1일 03시 00분


요리 경연 2회 수상 장문수 상병

공군 1전투비행단 기지전대 소속 취사병인 장문수 상병이 식사 준비를 위해 재료를 다듬고 있다. 국방부 제공
공군 1전투비행단 기지전대 소속 취사병인 장문수 상병이 식사 준비를 위해 재료를 다듬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짬밥도 취사병의 재능을 살려 잘 만들면 병사들의 밥 먹는 표정이 달라집니다.”

공군 1전투비행단 기지전대 지원대 급양중대 취사병인 장문수 상병(25)은 3월 공군요리경연대회에서 숯불맛 떡볶이와 영양밥으로 최우수상(1등)을 수상했다. 4월 한국국제요리경연대회 군인부문에서도 금상(1등)을 목에 걸었다.

장 상병은 지난해 6월 입대하기 전까지 호주에서 유학하면서 시드니힐튼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에서 직업 요리사로 일했다. 2006년 전북 전주시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생활과학과(한식 전공)를 졸업한 뒤 2009년까지 명문 요리학교인 르코르동 블뢰의 시드니캠퍼스에서 프랑스 요리를 배웠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음식을 만드는 게 좋았다”며 “서양요리에 한국음식을 접목시켜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법을 배우려고 유학을 떠났다”고 말했다.

장 상병은 매일 오전 4시에 일어나 동료 취사병 10여 명과 함께 한 끼에 1400명분의 식사를 만든다. 군 요리교범에는 식단에 맞는 재료 등이 기술돼 있지만 구체적인 맛을 내는 것은 취사병의 몫이다. 장 상병은 “레스토랑 요리와 군부대 급식은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다르다”며 “대량 급식이다 보니 장식보다는 맛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장 상병은 일병과 이병 시절에는 선임 병사의 요리 스타일에 맞췄다. 계급이 오르면서 자신의 요리 방식을 서서히 도입하기 시작했다. 같은 튀김옷을 만들더라도 더 바삭하게 튀길 수 있도록 하고 밀가루 반죽에 계란과 우유를 넣어 짙은맛을 내고 있다.

장 상병은 “군에서 대량의 음식으로 실습을 한 덕택에 요리 실력이 더 늘었다”며 “한국음식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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